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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신년 파이 - 갈레트 데 루아 (Galette des rois)

어둠 속의 촛불 하나, 갈레트 데 루아

1월이 되면 프랑스의 분위기는 잠시 차분해진다. 크리스마스와 연초를 지낸 후 잠잠해지는 것이 꼭 밤 늦게까지 신나는 축제를 즐긴 후 늦잠을 자는 모습과 비슷하다. 이렇게 조용해진 프랑스를 어둠이라고 한다면 그 어둠 속에서 촛불 하나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파이가 있다. 바로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 - 직역하면 왕들의 납작 과자)라는 파이이다.

갈레트 데 루아에서 루아(rois)는 왕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별빛을 따라 예수 탄생을 경배하러 온 동방박사(rois mages)를 뜻한다. 이렇게 갈레트 데 루아는 원래는 크리스트교의 기념일인 1월 6일 주현절(Epiphanie)를 기념하는 파이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종교에 상관 없이 프랑스 남녀노소가 즐기는 신년 파이가 되었다.

음식과 수다를 한 층 더 즐겁게

갈레트 데 루아는 줄여서 갈레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매년 1월 6일을 기점으로 프랑스 대부분의 빵집과 제과점들은 갈레트를 팔기 시작한다. 동네의 작은 빵집이나 제과점들은 단순한 모양으로 기본적인 맛의 갈레트를 판매하고, 유명한 셰프가 운영하는 곳들에서는 세련되고 독특한 모양으로, 그리고 특별한 맛을 첨가한 갈레트를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갈레트에서부터 가장 화려한 갈레트까지, 그 어떤 갈레트를 구매했든 간에 이를 사들고 제과점 문을 나서는 사람들의 머릿속은 모두 같다. 이들은 하나같이 갈레트를 나눠먹을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상상하며 나온다.

프랑스 사람들은 원래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즐거운 시간을 한 층 더 신나게 만들어주는 1월의 후식거리가 바로 갈레트 데 루아다. 그냥 파이일 뿐인데 어떻게 대화의 즐거움을 더해준다는 것일까? 이는 갈레트 데 루아를 먹을 때 하는 전통 놀이가 있기 때문이다.

왕 게임, 그런데 순한 맛으로

한국에서 왕 게임이라고 하면 술 게임을 생각하게 된다. 한국 술자리에서는 왕을 뽑기 위해 젓가락 뽑기나 소주병 꼬리 날리기 등을 한다. 1월 한정이긴 하지만 갈레트 데 루아도 왕을 정해주는 파이이다. 하지만 한국과 같이 술 게임이라기 보다는 가족이 함께 즐기는 소꿉놀이 정도로 한국의 술 게임과 비교하면 상당히 귀여운 편이다.

그렇다면 그냥 동그랗게 생긴 이 파이가 어떻게 왕을 정해주는 것일까? 갈레트는 구울 때 그 안에 작은 도자기 모형을 숨겨넣은 채로 굽는다. 그리고 갈레트를 조각으로 잘라 나눠먹다가 구울 때 숨겼던 도자기 모형을 자신의 조각에서 찾으면 그 날의 왕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갈레트를 팔 때는 보통 종이로 된 왕관 모형을 함께 넣어준다. 왕을 뽑는 전통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 중 가장 어린 사람이 식탁 밑으로 들어간다. 다른 한 사람은 파이를 자른다. 그 후 첫 조각부터 마지막 조각까지, 하나하나 분배할 때마다 막내에게 묻는다. “이 조각은 누구에게 줄까?” 막내가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한 명 씩 지목한다. 모든 조각이 분배된 후 도자기 모형이 걸리기를 바라는 설레는 마음으로 각자의 갈레트를 먹는다. 그 중 자신의 조각에서 도자기 모형이 나온 사람은 왕이 되고 왕관 모형을 쓰게 되는 것이다. 혹여나 자르는 사람이 파이를 자르다가 칼에 모형이 걸리면 자르는 사람이 그 날의 왕으로 당첨된다.

갈레트 데 루아 안에 숨기는 도자기 모형을 페브(fève)라고 부른다. Fève는 직역하면 콩알이라는 뜻이다. 갈레트 문화를 따라 소형도자기 산업도 발전하였고 이를 수집하는 사람을 파보필(Fabophile)이라고 부르는 용어가 있을 정도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런 왕 게임이 없어도 수다를 잘 떠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렇게 대화거리를 하나 더 추가해주는 디저트가 있다니 프랑스인들에게 정말 갈레트란 즐거움의 동의어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새해만 되면 갈레트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잠깐, 우리 한국인도 수다의 즐거움이라면 놓칠 수 없다. 낮에는 카페에서, 밤에는 치킨집, 혹은 고깃집에서 수다를 떠는 것이 바로 우리 한국인이다. 그런데 먼나라 프랑스에 수다의 재미를 더해주는 파이가 있다고 하니 얼른 배우러 가보도록 하자.

갈레트 데 루아 만들기

재료

1. 반죽

퍼프 페이스트리 700g

2. 프랑지판

i) 크렘 파티셰

35g 우유
10g 노른자
10g 설탕
5g 전분

ii)아몬드 크림

40g 버터
40g 설탕
40g 아몬드가루
35g 달걀
5g 럼주, 코냑, 위스키 등 강한 술

미리 만들어 둔 퍼프 페이스트리 약 700g.

  1. 반죽밀기

갈레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5-7mm 두께로 밀린 1:2 비율의 직사각형 반죽이 필요하다. 이 직사각형은 접어서 파이의 위아래 반죽으로 사용할 것이다. 반죽을 밀 때는 너무 얇아지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퍼프 페이스트리 안에는 미세한 버터 층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그런데 이 반죽이 어느 수준 이하로 얇아지면 층의 구분이 무너져버리고 하나의 버터 반죽이 되어버린다. 따라서 고생해서 만든 버터 층이 사라지게하지 않으려면 5-7mm라는 두께를 지켜줘야한다. 혹시 반죽이 적어서 직사각형이 작다면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작은 갈레트를 만들면 된다.

반죽을 원하는 두께로 밀기 시작하면 글루텐의 수축하는 힘이 생겨난다. 따라서 아예 전날에 미리 1:2로 밀어둔 후 충분한 휴지시간을 주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전날 미리 밀어둘 시간이 없었다면 최소 30분, 웬만하면 두 시간의 휴지 시간이 필요하다.

반죽을 1:2 크기의 직사각형으로 밀고나면 크기가 커져 냉장고 안에 넣기가 곤란해진다. 부피를 줄이기 위해 유산지를 사용해야 한다. 유산지를 올린 후 돌돌 마는 방법도 있지만 갈레트를 위한 반죽의 경우 반죽의 절반을 유산지로 덮은 후 반죽을 반절로 접어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냉장고에서 휴지를 시킬 때는 반죽이 마르지 않도록 겉면을 플라스틱 랩 등으로 감싸준다.

2. 프랑지판 (속크림) 만들기

반죽 위에 프랑지판을 짜고 있는 모습

반죽의 휴지시간이 길다. 이제 여유롭게 파이 속에 들어갈 크림을 만들면 된다. 프랑지판이란 파티셰 크림아몬드 크림을 섞은 것을 말한다. 세 용어가 모두 생소할 수 있지만 프랑스 제과의 가장 기본적인 크림들이다. 수학으로 치면 “1 + 2 = 3” 같은 느낌이랄까.

  • 파티셰 크림

35g 우유
10g 노른자
10g 설탕
5g 전분

파티셰 크림에는 노른자, 전분, 설탕, 우유가 들어가며 가열 후 식히는 과정이 들어간다. 뜨거운 것을 식히는 것은 마음만 급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프랑지판의 다른 요소인 아몬드 크림을 시작하기 전에 파티셰 크림을 먼저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즉, 파티셰 크림이 식는 동안 아몬드 크림을 만드는 것이다.

우유를 작은 냄비에 넣는다.

레시피에 10g의 설탕이 있는데, 이를 대강 눈대중으로 절반은 우유가 들어 있는 냄비에, 나머지 절반은 믹싱볼에 넣어준다.

우유 냄비는 불을 켜고 끓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

  1. 믹싱볼에 노른자를 넣고 앞서 넣은 설탕과 함께 잘 섞어준다.

  2. 잘 섞였다면 믹싱볼에 전분도 넣고 마찬가지로 잘 섞어준다.

  3. 믹싱볼의 각진 부분이 잘 섞이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준다.

냄비 속 우유가 끓기 시작하면 그 우유의 절반을 믹싱볼에 천천히 부어준다. 단, 우유를 붓는 동시에 한 손으로는 거품기로 노른자 혼합물을 휘휘 저어준다.

뜨거운 우유 절반과 노른자 혼합물을 잘 섞어준다. 이번에도 믹싱볼의 각진 부분에 덩어리가 없는 것을 잘 확인해준다.

덩어리 없이 잘 섞였다면 믹싱볼의 혼합물을 다시 냄비에 부어준다. 단, 사진에서 보듯이 냄비는 계속 불 밖에 나와있는 상태이다.

냄비 안에 파티셰 크림의 재료들이 다 모였다. 이제 마지막 가열을 해준다. 중강불에 냄비를 다시 올리고 바닥이 타지 않도록 거품기로 구석구석 잘 저어준다.

크림의 전분이 익기 시작하면서 농도가 생기고 끓는점에 도달하면 용암 끓는 것처럼 거품이 올라온다. 이 상태에서 5초에서 10초간 거품기로 잘 저어주면 끝이다.

이제 넓은 용기에 크림을 담아 식힌다. 오늘의 레시피에서는 파티셰 크림의 양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종지 그릇만 해도 충분했다. 크림을 옮겨담은 후에는 플라스틱 랩을 오른쪽 사진처럼 씌운다. 이를 프랑스어로 필르메 아 콩탁트(filmer à contact)라고 하는데, 내용물과 랩을 닿게 하여 랩에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방법으로 랩을 씌웠을 때 생길 수 있는 작은 온실효과도 방지하기 때문에 조금 더 빠르게 식힐 수 있다.

  • 아몬드 크림

40g 버터
40g 설탕
40g 아몬드가루
35g 달걀
5g 럼주, 코냑, 위스키 등 강한 술

이제 파티셰 크림이 식는 동안 아몬드 크림을 만들자. 아몬드 크림은 정말 정말 쉽다. 쉽게 말하자면 위의 재료들을 그냥 다같이 섞기만 하면 된다. 다만 가장 이상적으로 섞이는 순서는 따로 있으니 오늘은 이상적인 순서를 배워보자.

원래 아몬드 크림은 버터, 설탕, 달걀, 아몬드가루를 1:1:1:1로 섞은 것을 말한다. 하지만 오늘은 이 아몬드 크림을 좀 더 상큼하게 만들어줄 재료를 넣어줄 것이다. 바로 증류주인데, 보통 제과에서는 럼주를 많이 쓴다. 하지만 집에 있는 좋아하는 증류주를 넣어주면 된다. 나는 바닥을 보이는 위스키가 있어서 위스키를 사용했다.

위의 레시피를 보며 눈치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증류주는 액체이기 때문에 증류주를 넣는 만큼 원 레시피의 액체를 덜어내야한다. 따라서 다른 재료들보다 달걀을 5g 덜 넣어 35g으로, 그리고 그 5g은 위스키로 채워주었다. 취향에 따라 달걀 40g, 증류주 0g으로 해도 되고 달걀 30g, 증류주 10g으로 해도 된다.

재료 계량이 끝났으면 버터를 크림 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실내 온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버터의 1/3 정도를 전자렌지나 냄비에서 녹여서 다시 차가운 버터 위에 부어준다. 그리고 버터를 부수듯이 섞다보면 점점 버터가 부드러워져 크림상태가 된다. 열기가 살짝 부족해서 버터 덩어리가 남아있다면 조금씩 조금씩 가열해서 핸드크림 같은 상태로 만들어준다.

혹시나 실수로 너무 가열을 해서 핸드크림보다 훨씬 묽은 버터가 되어버렸어도 크게 상관 없다.

크림 상태의 버터에 설탕을 넣고 잘 섞어준다.

설탕이 버터에 잘 섞인 후에는 달걀을 넣고 잘 섞어준다. 거품이 너무 많이 섞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너무 강하게 휘젓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아몬드가루를 넣고 잘 섞어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크림이 지나친 공기를 머금지 않도록 살살 섞어주도록 한다.

파이핑 백에 크림을 담는다. 파이핑 백 안에는 10호(1cm) 원형 짤틀을 넣었다. 처음에는 10호로 하는 것을 추천하고 좀 더 자신감이 붙으면 더 두껍게 하면 좋다. 더 두꺼운 짤틀을 쓰면 속이 묵직하게 찬 갈레트를 만들 수 있다.

하나의 작은 팁인데, 위의 사진처럼 좁고 높은 용기에 짤주머니를 끼운 후에 양손으로 크림을 채우면 좋다. 한 손으로 짤주머니와 믹싱볼을, 나머지 한 손으로 고무주걱을 잡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다.

프랑지판 크림도 반죽처럼 냉장고에서 쉬는 시간을 주면 좋다. 크림이 줄줄 흐르는 상태보다 살짝 차갑게 굳은 상태가 짜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반죽을 밀어 놓은 후에 크림을 만드는 시간이 1시간을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반죽에도 휴지시간을 충분히 줄 겸, 설거지와 정리도 할 겸 조금 더 시간의 여유를 갖자.

이제 휴지시간이 한 두 시간 지났다면 반죽을 꺼내 정 가운데를 자른다. 1:2의 직사각형을 밀어놨었으니 이제 정사각형 두 개가 되는 것이다.

차갑게 식힌 짤주머니를 꺼내 가운데에서부터 프랑지판을 짜준다. 달팽이를 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죽의 가운데를 잘 모르겠다면 반죽의 두 대각선을 그어주면 대각선이 만나는 지점이 중심이다. 중간중간에 공기방울이 터져나오며 빈 틈이 생길 수 있다. 걱정할 것 없이 그 부분만 채워주면 된다.

반죽을 짤 때 옆으로 너무 넓게 짜지는 않도록 주의한다. 위아래 반죽을 붙일 여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직 처음일 때는 최소 손가락 두 개 반에서 세 개 정도의 여백은 남겨주는 것이 좋고 실력이 늘게되면 여백을 줄여나가자. 여백을 충분히 주지 않으면 프랑지판이 오븐에서 구워질 때 옆구리로 튀어나올 수 있다.

프랑지판을 여백을 남겨 짠 후에는 준비해 둔 도자기 모형을 프랑지판 크림에 지그시 눌러준다.

이제 드디어 반죽의 위아래를 붙인다. 잘라놓았던 나머지 반죽은 90도를 돌려준다. 처음에 반죽을 밀 때 반죽을 직사각형으로 밀기 위해 한 쪽 방향으로 힘을 더 많이 주게 되는데, 이를 그대로 구우면 글루텐의 수축력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해 한 쪽으로 수축한다. 원형 갈레트의 경우 타원형의 갈레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반죽 하나는 90도를 돌려서 수축력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 다음엔 프랑지판을 짠 반죽의 여백에 물이나 달걀물을 얇게 발라준다. 너무 많이 바르면 반죽이 붙지를 않고 오히려 미끄러지며 제대로 바르지 않으면 반죽이 아예 붙지 않는다. 따라서 얇은 액체 한 겹을 바른다고 생각하며 붓을 이용해 발라주는 것이 좋다.

그 후 90도 돌려놨던 반죽을 그대로 이불 덮듯이 천천히 덮어준다. 살포시 덮은 후에는 여백부분을 살짝 쓸 듯이 눌러서 반죽과 프랑지판 크림 사이에 공기가 차있지 않도록 해준다.

마지막으로 손가락으로 여백부분을 살짝씩 눌러서 반죽 두 장을 확실하게 붙여준다. 살짝 손가락 자국이 나도 결과물에 차이가 없으니 살짝 손가락 자국이 날 정도로 확실하게 눌러서 붙여주자.

알맞은 크기의 원형 도구를 대고 원형으로 갈레트를 잘라준다.

UFO 모양의 갈레트 반죽이 완성됐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수월하게 작업하고 싶다면 이 상태로 또 30분 정도 냉장고에 넣어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므로써 갈레트 반죽의 온도가 낮아져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작업하는 것이 더 수월해진다. 또한 위아래 반죽이 확실하게 달라붙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다음으로 달걀물을 발라 예쁜 색깔과 광택이 나도록 해줄 것인데, 달걀물을 바르기 전에 UFO를 뒤집어준다.

지금까지 밑면으로 있던 부분이 비행접시 모양이 돼버린 윗면보다 평평하기 때문에 달걀물을 일정하게 바르기 좋고, 나중에 칼집을 넣어 장식을 할 때 훨씬 편하며, 결과물이 평평하게 나올 가능성이 조금 더 높기 때문이다.

달걀물은 두 번 발라줄 것이다. 위아래 반죽을 붙였을 때와 비슷하게 얇은 달걀물 막을 씌워준다고 생각해야한다. 달걀물 층이 두꺼워지면 달걀물이 고이는 자리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 자리만 색깔이 더 진하게 나와 예쁘지 않다.

첫 번째 달걀물을 입힌 후 냉장고에서 10분-30분 정도 두면 첫 달걀물 막이 살짝 마른다. 이 때 두 번째 달걀물을 입혀주면 된다.

갈레트를 만들 때 가장 설레고 재미있는 시간이다. 바로 칼집 내기이다. 칼집을 내면 갈레트에 장식성을 더해줌과 동시에 좀 더 일정하게 부풀어오르는 효과가 있다. 여러가지 모양으로 칼집을 내는데 가장 간단하게는 대각선 그물모양을 긋는 것이다. 주로 마트에서 대량으로 파는 갈레트에 쓰이는 모양이다. 최근에는 위의 사진처럼 나선형 모양을 많이 사용하는데 보기에도 예쁘고 그리는 것도 어렵지 않아서 많이 쓰이는 문양인 것 같다.

왼쪽 위의 지그재그 문양도 간단하지만 나선형이 더 예쁘다고 생각한다.
오른쪽 위의 나뭇잎 문양은 예쁘지만 그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왼쪽 아래의 갈레트는 오른쪽 위와 무늬가 같지만 테두리 칼집을 주지 않았다.
오른쪽 아래는 유튜브 영상의 갈레트보다 나선을 촘촘하게 넣었고 테두리 칼집이 들어갔다.

무늬는 자유롭게 그릴 수 있지만 여러가지 갈레트 무늬를 보며 ‘그래도 규칙적이고 약간의 기하학성이 있는 무늬가 예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무늬를 다 그린 후에는 바늘이나 작은 칼 등으로 구멍을 뚫어준다. 칼이 지나간 자리에 구멍을 뚫어주면 갈레트가 다 구워진 후에 티가 많이 나지 않는다.

구멍을 뚫는 것은 갈레트가 구워지는 동안 내부에 수증기가 차 비정상적으로 부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안에 수증기가 갇힌 채로 구워지면 갈레트 안에 거대한 빈 공간이 생기기도 하며 수증기가 다시 식으면서 갈레트를 눅눅하게 만들 수 있다.

갈레트를 오븐에 넣어 굽는다. 높은 온도(180-200도)로 예열은 한 후 갈레트를 오븐에 넣고 온도를 160도로 낮춰 15분을 굽는다. 15분이 지난 후에는 온도를 140도로 낮춰 윗면의 색깔이 예쁘게 날 때까지 말리듯이 천천히 구워준다.

윗면을 코팅할 시럽.

갈레트가 다 구워지고 나면 아직 겉면이 뜨거울 때 바로 시럽을 발라줘야한다. 미리 만들어 놓은 여러가지 시럽을 써도 되지만 단순하게 물 100 : 설탕 150의 시럽을 만들어 써도 큰 상관 없다.

시럽은 물에 설탕을 넣고 한 번 끓이면 끝이다.

왼쪽 : 오븐에서 갓 나온 갈레트

오른쪽 : 붓을 이용해 시럽을 바르는 모습. 반짝이는 코팅만 입힌다는 생각으로 얇게 입혀준다. 너무 두꺼워지면 끈적거려서 포장해 이동할 때나 먹을 때 조금 불편하다.

갈레트 데 루아를 만드는 것은 재미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먹는 것은 더욱더 재밌다. 게다가 사람들이 맛있어할 때의 기쁨은 또 얼마나 큰 지. 이러한 기쁨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누면 좋겠다.